감기의 진단, 상한의 정의; 우리말 상한론 - 003
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객원교수 이 재원
003 - 태양병(太陽病) (제3조)
[제3조의 내용소개] 본 조문은 제 1조에 이어서 태양병(太陽病)가운데 상한(傷寒)을 정의한 태양상한(太陽傷寒)의 제강(提綱)이다. 제 2조에서 말한 태양중풍(太陽中風)과 비교되는 내용으로, 감기 때에 찬 기운에 상하여 된 병증을 진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는 조문이다. 요약하면 태양상한증(太陽傷寒證)의 주증(主證)과 주맥(主脉)을 논한 것이다.
[우리말풀이] 감기초기(太陽病)에 어느 경우에는 이미 열이 났었고(或已發熱), 어느 경우에는 아직 열이 나지 않았어도(或未發熱), 반드시 (일정하게) 추운 것을 싫어하고(必惡寒), 몸이 아프며(體痛), 구역질이 나고(嘔逆), 음양의 맥이 모두 긴장상태를 나타내면(脈陰陽俱緊者), (이러한 병증을) 이름 하여(名爲) 상한(傷寒)이라고 한다.
[원문(原文)] 太陽病, 或已發熱, 或未發熱, 必惡寒, 體痛嘔逆, 脈陰陽俱緊者, 名爲傷寒.
[해설(解說)] 본 조문의 맥증(脉證)을 위의 조문(제2조)과 서로 비교해보면, 위의 조문은 태양중풍증(太陽中風證)이자 태양표허증(太陽表虛證)이며, 본 조문은 태양상한증(太陽傷寒證)이자 태양표실증(太陽表實證)을 밝힌 것으로서, 같은 표증(表證)이지만, 허증(虛證)과 실증(實證)을 감별(鑑別)할 수 있는 명확한 척도가 되고 있다. 발열이 있었든지 없었든지 불문하고, 땀이 없으며, 오풍(惡風)보다는 오한(惡寒)이 많은 경우는, 풍한(風寒)의 사기(邪氣) 가운데 한사(寒邪)에 더 많이 상하여 된 병증으로, 반드시 오한(惡寒)한다고 밝힌 것이다. 인체의 표부(表部; 體表` 皮膚, 皮毛)가 외부로부터 풍한과 같은 사기(邪氣)의 침습(侵襲)을 받게 되면, 위양(衛陽; 겉을 지키는 기운)이 먼저 이로 인하여 울체(鬱滯)되기 때문에, 발병초기(發病初起)에 필연코 오한(惡寒)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데, 이때에는 아직 정기(正氣; 사기를 물리치는 면역기능)가 사기(邪氣)를 맞아 이를 쳐서 물리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, 추위를 느낄 뿐(惡寒), 발열이 아직 없는 것(未發熱)이다. 오한(惡寒)의 상태가 어떠냐 하는 것은 체력(體力)과 한사(寒邪)의 정도를 비교하여 알 수 있게 된다. 오한(惡寒)이 심하다면 당연히 한사(寒邪)에 심(甚)하게 상(傷)한 것이며, 그 한사(寒邪)가 겉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에 따라 경중(輕重)이 가려지게 된다. 바꾸어 말하면 오한(惡寒)이 중(重)한 만큼 정기(正氣) 즉 체력(體力; 衛氣` 免疫力)이 상대적으로 약(弱)하다는 뜻도 된다. 또한 처음에는 오한(惡寒)이 위주(爲主)였다가 점차(漸次) 열이 날 수 있는데, 이 경우에도 발열(發熱)의 정도는 정기(正氣)와 사기(邪氣) 가운데, 어느 쪽의 세력이 더 우세한가 여부에 달려있기 마련이다. 한편 오한(惡寒)은 병위(病位; 병의 위치)를 가름하는 중요한 증상이 되는데, 일단 추워(惡寒)하면 병이 겉(表)에 있다고 판단하여도 틀림이 없다. 다른 특이한 증상이 없이 오한(惡漢)이 주증(主證)이 된 경우는 태양병(太陽病; 表證)이로되, 찬 기운(寒氣)에 주로 상(傷)한 병(病), 즉 상한(傷寒)이 되는 것이다. 열이 나면서(發熱) 땀이 없는 것(無汗)은 한기(寒氣)에 상했기 때문인데(傷寒), 정사상박(正邪相搏)이 차츰 강해지나, 땀구멍(汗孔; 皮毛)이 꽉 막혀(鬱閉)서 출구(出口)가 없어서 그러한 것이다. 그리고 몸이 아픈 것(體痛)은 왜 일까? 태양경(太陽經; 주로 足太陽膀胱經)은 온몸의 겉(表部)을 주장하는데(主表), 태양(太陽)의 경기(經氣)가 상한(傷寒)으로 막히게(閉塞)되어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못하면(즉 온몸의 겉으로 기운이 돌지 못하면, 결국 혈액순환도 제대로 될 수가 없기 때문에), 이로 인하여 아픔(痛症)이 있게 되는데, 불통즉통(不通則痛)이라는 기본 원리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. 다음, 구역(嘔逆; 惡心, 속이 메스꺼워지는 현상)하는 까닭은 무엇인가? 한기(寒氣)에 상(傷)한 것이 위(胃)에 영향을 미치면, 위기(胃氣)가 순리대로 내려가지 못하고, 도리어 위로(氣逆하여) 올라가기 때문에 구역질을 할 수 있는 것이다. 흔히 가벼운 경우는 딸꾹질을 하지만, 심한 경우는 구역질로 나타나는 것이다. 이 조문에서 맥상(脉狀)을 음양구긴(陰陽俱緊)이라 하였는데, 여기에서의 음양(陰陽) 가운데 음은 음맥(陰脉)으로서 척맥(尺脈; 아래쪽인 족태양방광경경이 시작되는 발 부분 즉 하초<下焦>가 먼저 한기에 상하기 때문)을 지칭하고, 양은 양맥(陽脉)으로서 촌맥(寸脉; 상초의 상태를 파악하는 맥의 위치와 상태)을 뜻하며, 척촌(尺寸; 발끝에서 머리끝까지의 맥상을 살피는 곳)의 맥이 모두 긴맥(緊脈; 긴장된 맥, 딱딱한 맥)이 된다는 것이다. 결과적으로 태양상한(太陽傷寒)의 맥은 병이 겉(表)에 있으니 부(浮)하고, 한기(寒氣)에 상하여 삼초(三焦; 상중하초<上中下焦> 즉 맥으로는 촌관척<寸關尺>의 삼부<三部>)가 모두 긴장되어 있으니 긴(緊)한 것이며, 합하여 부긴(浮緊)한 맥이 된다고 한 것이다.
(다음 회에 계속)
출처; 다음카페 허브로닷컴 http://cafe.daum.net/hrblo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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